누구누구 배상? 근배? 재배? 어른에게 글을 올릴 때의 공손한 표현에 관하여.

반응형
변방의 마이다스입니다.
은사님이나 귀중한 분들에게 연하장 등을 돌리면서 누구누구 배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합니다.
마이다스가 종종 블로그에 글을 쓰고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끝에 첨부하기도 하지요.


이 '배상'이라는 표현을 궁금해 하는분이... 생각보다 종종 있는듯 하여... 오늘은 이 이야기로 한번 포스팅을 풀어볼까 합니다.
배상이란 拜上 (절 배, 윗 상) 즐 엎드려 올림 이라는 표현입니다.

일반적으로 친분이 있는 형동생에게는 잘 쓰지 않고,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거나 존경을 받는 인물들에게 글을 올릴 때...
삼가 엎드려 올린다는 뜻의 배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러니까 늘상 마이다스가 올리는 저 그림의 경우는.. 변방에서 마이다스가 삼가 엎드려 올린다는 의미이지요.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종종 저 표현을... 반대로 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변방 마이다스가 A 선생님께 글을 올리는데..
A선생님 배상 이라고 표현을 하는 거죠.
그러면 A선생님이 마이다스한테 엎드려 절하며 글을 올린다는 뜻이 되니...
마이다스는 꽁짜로 절을 받는 ㅡㅡ;;
것이 됩니다.

상대방의 호칭을 사용하여 글을 맺고 싶은 경우는 "귀중" 또는 "귀하" 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A선생님 귀하는 A선생님 밑으로 돌아간다. 라는 표현이니까요.

유사한 케이스로... 주로 변방 마이다스가 군생활 하던 시절 부모님께 보냈던 편지의 제목은 항상 이랬습니다.

부모님 전 상서.
 
부모님 前 上書이지요. 부모님 앞으로 올리는 글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도 만일 "배상"을 사용하고 싶다면 마이다스 배상 을 사용해야지, 부모님 배상 하면... 하여튼 안됩니다 ㅋㅋㅋ

배상보다 더욱 공손한 표현, 혹은 극존칭의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평생의 은인이거나 길잡이가 되어 주신 스승님, 주군으로 모시는 분에게 글을 올릴 경우, 또는 부모님과 같이 극존칭을 사용하는 것이 적당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배상 보다 강한 표현으로, 근배, 혹은 재배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근배(謹拜)란 삼가 절한다는 뜻입니다. 근하신년에서 많이 보신 한자이리라 생각됩니다.
삼가 몸을 정갈히 하고 엎드려 절한다는 표현이지요.

재배(再拜)란 두번 절한다는 뜻입니다. 두번 절한다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귀천하신 분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극존칭으로 상대에게 두번 엎드려 절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본디 옛 예법에 살아있는 웃어른에게 일배, 고인에게 이배, 스승에게 삼배를 합니다만... 뭐... 잘은 모르겠지만 관용적으로 재배 라는 표현으로 어른에게 극존칭의 예우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어감에 있어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마누라... 어감상 부인을 낮추어 부르는 표현같습니다. 실제로 낮추어 부르거나 속되게 부를때 마누라 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만.
조선시대만 해도 마누라는 극존칭에 해당했습니다. 대비 마노라, 웃전 마노라 등... 여인이면서 왕실과 관련이 있는 등 극존칭을 받는것이 적당한 부인을 "마노라" 또는 "마누라"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이 표현은 이미 현대어에서 경어체에 가까워 졌지만... 부부끼리 서로 웃전이라 생각하며 "마누라" "자네"와 같은 표현을 사용해본다면 재미있을것 같네요. 


 변방에서 마이다스가 엎드려 올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