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단체의 백색테러?]4대강 관련 댓글을 썼다는 이유로 폭행당한 정씨의 이야기

4대강과 관련해서 반대하는 취지의 댓글을 달거나 포스팅을 하시는 분들, 나를 포함해서 많으시리라 본다.

그런대 40대의 평범한 시민이 4대강 살리기 사이트에 "철학이 부재한 너희들에겐 미래가 없다. 공부좀 하라" 라는 댓글을 단 이유로 보수우익단체 소속으로 보이는 3명의 건장한 사내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문제는 그들이 정씨의 '집주소'까지 알고 있었다는 것.

지난 17일 새벽 집으로 귀가하던 정씨는 택시에서 하차하자 마자 의문의 남성들에게 둘러싸인다.

"집 주소가 XX가 맞느냐?" "성이 정씨 아니냐?" 라고 묻는 그들에게

"그렇습니다만.." 이라고 정씨가 대답을 하는 순간 그들의 무차별 폭행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트레이닝 복 차림의 건장한 남성 두명이 폭행을 하고 정장 차림의 한 남성이 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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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를 하던 남성은 정씨에게 "겁도 없이 그런 글을 남기느냐? 조용히 살아라" 라며 자신들의 신상을 추정할 수 있게 하는 말을 한 후 '철수하자' 라는 말과 함께 돌아갔다고 한다.

이 일로 정씨는 눈 주위를 38바늘 꿰메고 코뼈에 금이 가서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더 어처구니 없는 일은 이 일로 경찰을 찾아간 정씨의 모친 이씨에게 경찰이 '정씨는 평소 촛불시위에도 몇차례 참석하고 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한 요주의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 사진까지 찍혀 있다.' 라는 어이없는 말을 하며 오히려 채근했다는 것이다.

귀갓길에 무차별 폭행을 받은 사람이 촛불시위 등에 참여한 소위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람이라는 이유로 돕지 않는 경찰은 사실상 그 폭행을 주도한 우익단체를 두둔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했다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 헌법이 보장한 양심의 자유를 위시하여 옳지 않다고 판단한 사실에 대하여 옳지 않음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경찰이 리스트를 만들어 보유하는 사회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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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960 by Monica's Dad

이같은 일을 주도한 우익단체가 어디이며, 이를 사실상 비호한 경찰이 누구인지 명백히 밝혀져야 할 일이다. 이들은 자신이 지금 '조국을 수호하고 있다.' 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 그러나 국가적 이익이나 손실을 떠나 무엇보다 우리사회가 옹호해야 할 것은 인간이 인간이기 때문에 가지는 기본적인 권리이며, 이 권리는 부자도, 가난한자도, 고위직에 있는 자도, 사회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도, 그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진 권리이다. 아니, 사실은 부자나 권력자보다 평범한 사람의 기본권이 더욱 보호를 받아야 한다. 누구도 '강자'의 기본권을 침해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정씨는 인간으로써 안전할 권리와 자신의 생각을 말할 권리를 침해받았다. 경찰은 그의 안전할 권리를 묵살했고,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극우단체는 '인간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권리' 를 짓밟았다.

민간인 사찰이다 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소위 '수상한 세상'이다. 여기에 더하여 경찰이 촛불집회에 참석한 인물의 '사진까지' 보유하고 요주의 인물 리스트를 가지고 있으며, 우익단체의 이들에 대한 무차별적 백색테러를 묵과한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가 아닐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정씨는 이 일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한다.

댓글을 다는 것이 '겁이 없어야'할 수 있는 행위가 된 시대. 한숨이 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