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배우다] 정치권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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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한국형 민주주의"라고 하는 용어가 유행처럼 사용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민주주의가 본질적으로 '여행용 가방'이므로, 어떠한 내용을 담느냐에 따라 "유럽형 민주주의" "미국식 민주주의" 등 어떤 형태로도 전용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한국형 민주주의"는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그러나 여행용 가방의 범주, 즉 민주주의의 범주를 벗어난다면 그것은 이미 오류이겠지요.

한국형 민주주의건, 일본형이건, 독일형이건 본질적으로는 Demos와 kratos 즉, 민중에 의한 지배라고 하는 본질적 함의의 궤적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지요.

따라서 우리가 독재정권 (autocracy) 라고 불렀던 과거 몇몇 정권들은, 그것이 한국형 민주주의를 기치로 내걸었다고 하여도 본질적으로 민주주의의 형태로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민주정은 본질적으로 민중에 의하여 "일반의사"가 형성되며 이러한 일반의사가 일정한 합의기제를 거쳐 "국가의사"로 전이되는 의미를 가지는 것과 동시에 다음의 것들과 대치되는 의미를 가집니다.


1. 신정 2. 왕정 3. 과두정 4. 귀족정 등



그러나 이극찬의 "정치학"에 따르면, 위와 같은 다양한 차원의 통치형태에서도 국가의사에 대한 결정 권한을 가지는 자가 그 정당성을 부여받는 방법은 불과 몇가지 되지 않습니다.




권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일반적으로 "통치자"가 권력의 정당성을 얻는 방법을 살펴보기 전에, 권력이 무엇인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권력이란?  


홉스는 이렇게 권력을 정의했습니다. 

                    "善(선)이라고 생각되는 어떤 것을 획득하기 위하여 '그'가 현재 가지고 있는 방법"


막스베버는 동일한 개념에 대하여 

                    "어떤 사회관계 내부에서 저항을 무릅쓰고까지 자기의 의사를 관철하여야 하는 모든 기회"


즉, 요약하여 보면 물리적/비물리적 수단을 통하여 사회 내부의 갈등적 상황 하에서 '선'이라고 판단되는 대안을 찾아 내고 그에 대하여 '그'의 의사를 '국가의사'로 관철할 수 있는 힘입니다.


이러한 권력의 일반적인 속성은 통치 형태를 막론하고 (심지어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성질의 것입니다. 민주주의 역시 국가의사의 선택 과정에서 의사를 관철할 수 있는 힘은 대부분 국회 등의 기관이 가지고 있으며, 국회는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일 직접민주주의가 실현된다고 하면, 민주시민 누구나 국가의사의 결정과정에서 반발을 무릅쓰고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측면에서 '잠재적 권력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요.



권력권력이란 어디에서 오는가?


그러면, 이러한 '의사의 관철력'인 권력은 어떻게 부여될까요?

막스베버와 같은 정치학자들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식에 의해 권력을 습득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1. 전통에 의한 방법

2. 권위에 의한 방법

3. 카리스마에 의한 방법


입니다.


전통에 의한 방법은 세습 등을 통하여 정치권력의 획득 과정에 당위성이 부여되는 방법입니다.

오늘날 많은 국가에서 군주정이 폐지되었지만, 사실상 아직도 세습 등 전통에 의한 방법으로 정치권력을 획득하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두번째 권위에 의한 방법은, 제도나 법률 등 사회적 합의기제에 의하여 정치권력의 획득 과정에 정당성이 부여되는 방법입니다. 선거와 같은 방식이 바로 이에 해당되며,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가 권위 등에 의한 방법으로 정치권력을 이양하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카리스마에 의한 방법입니다. 카리스마란,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개인적 능력을 의미하는데, 제 3세계 국가 등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권력자들이나, 비록 겉 모양은 투표 등 권위에 의한 방법을 수용하고 있는 것처럼 위장하고는 있으나 사실상 비합법적이고 개인적인 독재자 개인의 역량에 의한, 즉 민주주의의 틀만 빌린 권력의 이양 방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상 오늘날 "민주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나라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합법과 권위에 의한' 권력 이양 방식이 행해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앞에서도 거론했다시피, 우리가 사는 민주주의란 언제나 민주주의의 껍대기를 빌린 "비민주적"권력 이양이 가능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독재자가 있다고 칩시다. 독재자는 재임기간동안 세뇌 및 각종 상징조작을 통하여 자신의 권력 획득 방식은 "권위"에 의한 방법이며, 자신은 심지어 "카리스마"적인, 미스테리한 힘을 갖춘 인물이라고 각인시킵니다. 그리고 독재자가 죽습니다. 독재에 억압받던 민중들은 잠시 행복감을 맛보지만, 곧 세뇌받은 대로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꿈꿉니다. 그의 자녀가 투표라는 방식을 통하여 당선됩니다. 자녀는 아버지가 했던 방식대로 민중을 세뇌시킵니다.

자, 이것을 "권위에 의한" 권력의 이양방식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위기에 처한 국가를 구할 수 있는 초인적인 힘을 갖춘 지도자가 나타났습니다. 사실은 초인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초인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게 만들 수 있는" 지도자입니다. 국가란, 그리고 권력이란 굉장히 다차원적 현상이기 때문에 한 개인의 압도적이고 초월적인 힘 만으로 국가를 변화시키기란 쉽지 않으니, 후자와 같은 지도자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사람은 수많은 자신의 사람들과 "기적적"으로 국가를 회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국민들로 하여금 "믿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그러한 공적을 가진 자신이 재선, 삼선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합니다. 카리스마에 의한 권력 획득 방식을 "권위에 의한 방식"으로 위장하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사는 민주주의는 우리가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더 불완전한 체계입니다.

따라서, 민주주의를 사는 시민이라면, 권력의 이양과정이 "최면"이나 "상징조작" "세뇌" 등 외부적 변인에 의한것은 아닌지 분별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에게 어떤 대통령이 '훈장'을 주었다. 따라서 나는 그 정권을 지지한다. 이것은 가장 전형적인 "상징조작"의 사례이지요. 국가권력이 가장 쉽게 개인을 기만하는 방식이지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복잡하게 들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가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가 법이나 민주주의를 이해하기 앞서 '정의'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의로운 민주시민인 우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민주시민, 현실정치를 통하여 배우다



참여정부 시절의 주요 정부 시책 등을 통하여 민주주의의 본질을 역추론할 수 있는 강좌가 있어 소개합니다.





[노무현시민학교] 가을 강좌 "민생은 송곳이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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