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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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천재들을 보게 됩니다. 글쓰기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고, 천재적인 음악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고, 천재 화가에, 천재 시인에... 심지어는 여러 분야에서 천재성을 나타내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천재가 아닌 평범한 저같은 사람들은 그래서 천재들의 삶을 다룬 영화나 소설에 매력을 느끼고는 하지요.

그러나 오늘 저는 천재가 아니지만, 아니 오히려 모자른 사람이지만 천재인 그들보다 '더 영화같은'인생을 살다 간 한 남자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는 다름아닌 조선 중기의 문인 "백곡 김득신 선생"입니다. 그는 명문가의 자재로 태어났으나 어린시절 병에 걸려 남들보다 훨씬 둔한 머리를 가지게 됩니다. 10살이 되어서야 글을 깨우치기 시작했다고 하니 율곡 이이가 12세에 과거에 응시하여 장원급제를 한 것과 비교하여 보면 그의 재능이 얼마나 모자랐는 지 알 수 있지요.


 

이 동영상에서 보여지듯, 그는 자신의 표현대로 "아둔하기 따를 이 없는' 사람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은 백곡 김득신 선생을 비웃을 수 있습니까? 진사시와 생원시를 동시에 응시하여 둘 다 장원으로 급제한 율곡 이이의 인생은 분명 우리가 보았을 때 위대해 보입니다. 그의 학문 또한 현재 서방 국가 등지에서 많은 학자들이 연구할 만큼 엄청난 깊이를 가지고 있고 그의 국가론이라든가 행실 또한 선비로써 흠잡을 데 없을 많큼 완벽합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59세에 이르러서야 과거에 급제한 백곡 김득신 선생의 인생 만큼 감동을 주지는 못합니다.



 "재주가 남만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짓지 말라. 어리석기로는 나만한 이가 없겠으나 그래도 결국은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오직 힘쓰기에 달렸을 따름이다."

백이전을 11만 3천번을 읽은 백곡 김득신 선생이 스스로 지은 묘비명입니다. 그가 후세에 전하고 싶은 말이었겠지요.




 사실 우리는 우리 사회가 생각해 내지 못한 새로운 지식, 새로운 학문의 세계를 열어 준 천재들에 대하여 존경하고 그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와중에서도 우리와, 우리 사회가 마찬가지로 존경을 보내야 하는 것은 백곡 김득신 선생과 같이 재능이 없지만 포기하지 않고 힘써 마침내 이룸을 보여 낸 분들입니다. 그들의 삶은 영웅이나 천재들과 같이 다이나믹 하지는 않지만 천재가 아닌 우리에게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을 주며, 천재가 아닌 우리들이 노력하는 동력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학문에 국한되는 내용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학교에서, 작업실에서, 그 밖에 우리 삶의 모든 장면에서 천재와 경쟁하며, 천재 앞에 좌절하는 우리 모두에게 백곡 김득신 선생은 그 삶을 통해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은 진정으로 노력하고 있는가? 당신의 삶은 천재들의 삶보다 아름다운가?"



학문이 나의 길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난해한 글을 한번만 읽고도 척척 읊는 천재를 만났을 때, 그래서 포기하려 할 때 김득신 선생은 묻습니다. 당신은 11만 3천번을 읽어 보고 포기하는 것인가?

음악이 나의 길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어려운 곡을 한번만 듣고도 그 악보를 바로 채보하는 천재를 만났을 때, 그래서 포기하려 할 때 김득신 선생은 묻습니다. 당신은 11만 3천번을 들어 보고 포기하는 것인가?

글을 짓는 것이 나의 길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세익스피어나 톨스토이같은 거장앞에 서서 그렇게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길 때, 김득신 선생은 묻습니다. 당신은 진정으로 당신의 최선을 다했는가? 역사가 인정해 줄 만한 노력을 당신은 하였는가?

나이 스물에 자신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사람을 보고 당신이 포기하려 할 때, 김득신 선생은 간절히 말합니다. "포기하지 마라. 내 나이 60세가  다 되어서야 과거에 급제했다.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을 '언제' 이루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古木寒雲裏
고목은 찬 구름 속에 잠기고

秋山白雨邊
가을 산엔 소낙비 들이친다.

暮江風浪起
저무는 강에 풍랑이 이니

漁子急回船
어부가 급히 뱃머리 돌리네


백곡 김득신의 시

龍湖

"천재" 이율곡의 삶과 "바보" 김득신의 삶.. 당신은 어느쪽이 더 영화같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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