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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학자를 그 특징적인 사상을 근거로 하여 하나의 특정한 학파로 분류하는 것은 큰 오류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는 그러한 측면에서 많은 오해의 소지를 가지고 있는 사상가 중 하나이다. 혹자는 그를 두고 냉철한 군주정의 옹호자로 평가하기도 하고, 그가 도리어 군주의 본질적인 죄악을 드러내어 군주정을 비판한 영리한 공화주의자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 책 군주론은 인간이 효율적으로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방법론과 권력을 갖지 못한 이를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하여 불가결하게 사용되어야 할 악행을 다루고 있다. 책의 서두에서 마키아벨리는 로렌초 대군에게 이 글을 헌정하며,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풍경화가가 높은곳을 그리기 위해서는 평지에, 평지를 그리기 위해서는 높은곳에 처해야 합니다.” 그의 서술은 여러 범주의 통치체제를 아우르면서 평지에서 고지를 바라본 그의 시각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정치의 본질을 권력의 획득으로 본다고 하면, 마키아벨리즘은 근대적 관념에서 정치적 담론을 시작하는 것이 된다. 권력의 유지됨에 있어 권력을 획득한 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카리스마, 전통, 권위, 이러한 권력의 정당성을 보증해 주는 조건들? 마키아벨리즘의 핵심적 관점은 이러한 측면보다 “실력”에 있다고 본다. 실력이란 무력을 포함한 개념이다. 그는 이렇게 역설한다. “인간은 넘어질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 나를 잡아 일으켜 세워줄 것을 예상하고 넘어져서는 안된다.” 그는 자신의 군대와 실력이 없이 신이 그에게 부여한 권위로 권좌에 있는 군주의 비참한 최후와, 무력을 상실한 군주의 최후, 무력에 의지하지 아니하고, 실력을 보이지 아니한 임금의 몰락을 역사를 반추하여 깨우쳐 준다. 본질적으로 마키아벨리의 가장 핵심적인 사상이 한비자와 같은 절대적 군권과 인간관리론에서 기반한다고 보는 이유가 이곳에 있다. 그러나 그의 후기 저술들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굳이 그를 범주화 하겠다면 여전히 공화주의자에 가까운 사상을 가진 인물이 아닌가 라는 평을 내려 본다. 그가 그려낸 “군주”라는 이름의 괴물이 성무성악적 존재인 권력이라고 하는 힘을 획득하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행동들은, 그것이 설령 권력의 본질을 뼈아프지만 더없이 솔직하게 담아낸 것이라고 하여도 공화주의적 이상을 꿈꾸게 만드는 데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가 살던 시대. 칼을 쥔자, 돈을 가진자가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던 시대에 내가 그의 일갈성을 들었다면, 나 역시 분명히 共和를 꿈꾸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군주론의 모델인 체자레 보르자 교황군 총사령관 (왼쪽)을 만난 마키아벨리 (오른쪽)
“인간이 무력 이외에 달리 호소할 것이 없을 때, 무력 또한 신성한 것이다.” 라고 주장했던 그의 날선 통찰은 칼로 대표되는 실력이 아닌 체제를 통한 통치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 간절하게 만들어 주었다.
역사로부터 무언가를 배우지 않는 자는 그것을 되풀이하는 저주를 받는다는 말이 있다.
마키아벨리가 과거를 통하여 현재권력을 바라보았듯, 통시대적 관점을 통한 권력에 대한 이해를 해야 함을 느끼게 한 책이다.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헌정했던 로렌초 대군
오늘의 마이다스 포스팅은 요기까지~ ㅎㅎ 간만에 잡설을 올렸습니다 ㅎㅎ
마이다스 엎드려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