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군대에 보낸 어머니들의 마음..

반응형


군대에 다녀와 본 남성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남자는 군대에 가서야 비로소 부모님의 사랑을 깨닫는다고 하지요. 마이다스는 해병대로 다녀왔습니다(선배님들 필승! 병 1000기입니다.) 해병대 관련된 카툰을 우연히 보다가 어느 해병대 훈련병 어머니가 댓글을 다신 걸 보고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제가 군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어머님들의 사랑에 관련된 포스팅을 하기로 마음먹었지요.


↓↓해병대 훈련병 소식과 해병대 관련 카툰을 보시려면 아래 클릭!




 

 저는 군대에서 왠만한 여자친구 있는 동기들보다 더 많은 편지를 받았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제가 전역하는 날까지 매일 편지를 써 주셨거든요. 오늘은 무슨일이 있었다. 오늘은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다.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였지만 쫄병때는 그것만큼 마음 따듯한 것이 없었습니다. 화장실에 숨어서 편지를 볼 때 옷으로 입을 막고 눈물을 참기도 했었죠. 힘든 훈련을 갈 때는 가슴 주머니에 집에서 온 아직 읽지 않은 편지를 넣고 갔습니다. 물론 훈련중에 읽지는 않았죠. 19박 20일짜리 긴 훈련을 나갈때도 말이죠. 그러면 이상하게 가슴이 따듯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훈련이 끝나고 부대로 복귀하면 지친 몸을 이끌고 그제야 집에서 온 편지를 읽었죠.




(필자와 저희 어머니십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이었습니다. 집에서 평소처럼 편지가 한통 날아왔지요. 거기에 이런 글이 써져 있더군요. "아들, 춥지 않아? 군복이 얼마나 두꺼운 건지 잘 모르겠어서 엄마가 오늘 길가는 군인을 붙잡고 군복한번 만져봐도 되냐구 물어봤었어. 만져 봤더니 너무 얇더라. 그런 걸 입고 어떻게 이 겨울을 나는지 모르겠어. 에이구, 추우면 추워서 걱정, 더우면 더워서 걱정이구나."

 그 말씀에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떠올라 감정이 북받치더군요...




필자와 동기들입니다. 훈련단 수료식이죠. 저는 1000기라 (이른바 행사기수) 저 날 부모님들이 찾아오셨습니다. (흘렀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ㅋ) 제가 훈련단에서 36키로가 빠졌거든요. 거기다 6월에 입대해서 7월까지 훈련받았으니 불 끄면 이빨만 보일 정도로 새카매서 저희 어머니가 저를 못 알아보시더라구요 ㅋㅋ


(사진은 제 동기 입니다. 이름은 지웠다 동기야ㅋ.)


  또 한번 이런 적이 있습니다. 훈련단에서 행군을 가고 있었는데 처음 해보는 행군인지라 몸도 마음도 지쳤었죠. 그런데 행군을 하다가 누가 쳐다보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저 멀리서 어떤 아주머니가 우리 행군하는 걸 지켜보고 계시더라구요. '아. 군인들이 총들고 어디 가니까 신기해서 구경하시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그냥 가는데 그 아주머니 앞을 지나가는 순간 건빵주머니에 뭐가 들어오는 느낌이 살콤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놀라긴 했지만 훈련병은 훈련중에 함부로 말하면 안되기 때문에 살짝 곁눈질로 봤더니 아주머니가 사탕을 주머니에 집어 넣어 주신거예요. 그 아주머니도 말씀은 안하셨지만 느낄 수 있었죠. '아. 저 아주머니 아드님도 군대에 있구나. 모든 군인이 아들같아서, 가엾어 보여서 그러시는 구나.' 라구요.


 
 
 이런 일도 있었죠. 가끔 군에 있다보면 대민지원(군인들이 수해복구 현장이나 농번기 농사일을 돕기 위해 투입되는 것) 같은 것을 나가는 일이 있는데요. 이 대민지원이라는 것이 마을회관 앞에 특정 부대 애들을 쫙 세워놓고 주민들이 자기들 마음에 드는 애로 데려가는 약간은 '우시장'같은 분위기죠 ㅋㅋ
 필자는 덩치가 좀 큰 편이라 보통은 힘든 현장 쪽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무뚝뚝해 보이시는 어떤 아주머니가 다른 말도 없이 딱! 저와 덩치 큰 몇명을 지목하시는 거에요. ㅡㅡ;; 이건 백퍼센트 집에 축대가 무너졌든, 담장이 무너졌든, 뭐가 무너져도 무너진 현장이 분명하다는 느낌이 뇌리를 스쳤죠.ㅡㅡ
 근데 그 어머님 경운기에 타고 가는데 이상하게 읍내쪽으로 가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김밥천국" 앞에 경운기를 세우시더군요. "겨우 김밥천국"이냐고요??? 군인한테 김밥천국은 인터콘티넨탈 호텔 식당 급입니다. "기다리세요" 하더니 김밥이랑 떡볶이 같은 걸 사가지고 오시더라구요.

그리고는 다시 경운기를 타고 한 20여분을 달리니까 과수원 하나가 나오더라구요. 

"군인아저씨들 밥 안드셨죠?"
"식사하고왔습니다!"
 "그래도 배고프죠?" 
".... 맞습니다.ㅡㅡ;"

아주머니는 사온 김밥과 떡복이를 내주시고 안에 들어가서 전까지 부치셔서는 가져다 주시더라구요.

"어머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저희 일도와 드리러 왔거든요. 저희가 폐를 끼치면 곤란한데.."

같이 간 선임은 그렇게 말했지만 어머님은 막무가내로 자꾸 뭘 먹이시면서 옆에 앉아서 드시지는 않고 우리가 먹는걸 구경만 하시더군요.

"어머님 왜 이렇게 저희한테 잘해주시는지 알고싶습니다?" (알고싶습니다, 알아보겠습니다는 해병대의 공식 의문사죠 ㅋㅋ저희는 절대로 '모른다' '못한다' 라는 말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ㅋ)

잠깐의 침묵..

"....우리 아들이 어제 군대를 갔어요...."

그제야 모든 것이 이해되더라구요. 아마도 아드님이 덩치가 좀 있었나 봐요. 그러니까 덩치큰 애들만 일부러 골라 가셔서 아들같은 애들한테 계속 뭘 먹이시며 기쁜듯 쳐다보셨던 거지요.

그날 저희는 어머니가 만류하였음에도 평소의 2~3배 파워로 엄청 열심히 일을 도와드리고 왔답니다.






(사진은 각개훈련장입니다. 진흙이 범벅이 되었죠. ㅋㅋ 진흙밭을 기어다녀서 그렇습니다. 저 중에 한 명이 저입니다.)

 

 p.s 혹시나 해병대에 아드님을 보내신 어머님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언제든 궁금하신 내용을 댓글로 물어보세요. 아는 한도에서 성심껏 답변 드리겠습니다. 타군쪽은 제가 잘 모르지만 전군 공통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답변드릴 수 있습니다^^

[◆ 이웃집 마이다스] - [블로그 수익모델]마이다스, 블로그 수익모델 런칭합니다. 함께 가실까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