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없는 시대에 권한다. 이백의 시 "술을 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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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 이라고 하면 누가 떠오르십니까?
저는 단연 시선 이태백이 떠오릅니다.
오늘 소개 할 시 술을 권하며는 그 중에서도 이태백의 술에 대한
태도와 배짱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죠^^

이 시에서 가끔 술집같은 데에 걸려있는
會須一飮三百杯(회수일음삼백배 : 한 번 마셨다 하면 모름지기 삼백잔은 마셔야지.)
라는 유명한 구절이 나옵니다.



술타령입니다. 오늘의 주인공 이백님과 어울리는 글이군요. 이 시에서도 이백이 옷하고 술하고 바꿔먹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將進酒 (장진주: 술을 권하며)

李白                             
그대여 보지 못 하였는가,
황하의 물 하늘에서 내려와

바다로 흘러가면 다신 돌아오지
 않는 것을

그대여 보지 못 하였는가
고대광실 맑은 거울 속 백발에
슬퍼하노니

아침에 검던 머리 저녁엔 흰
눈 덮인 것을.

인생 뜻대로 풀릴 때엔 한없이
즐기고 즐겨야지

금 술잔 비워들고 어찌 달빛
마주 대하랴.

하늘이 낸 나의 재량 반드시 쓸모가
있을 테고

천금 다 쓴다 해도 돌고 돌아 다시
올 것을.

양 삶고 소 잡으니 더 한층 즐거워라

한번 마시면 모름지기 삼백잔은 마셔야지

잠부자여, 단구생아

술을 권하노니 그대들 멈추어선
안 되지

그대들에게 노래 한 곡조 뽑을 테니

나를 위해 귀 기울여 잘 들어 주시오.

종구풍악, 호화성찬 귀할 게 무어뇨.

그저 길이 취하여 깨어나지 않기나
바라면 그 뿐.

옛적 성현들 모두 사라져 버렸고

오로지 술 잘 먹던 사람만 그 이름
남기었노라.

옛날 진사왕이 평락에서
잔치할 적에

술 한 말에 만전짜리 맘껏 마시고
흥겨워했거늘.

주인이여, 어찌 돈이 적다 말하는가?

단숨에 술 사와 함께 마주보며
대작해야 마땅하리.

오화마, 천금구

아이 불러 가져다 맛진 술과
바꿔 와서

그대들 함께 만고에 쌓인 시름 다
녹여 보자꾸나!


 
시에 나오는 잠부자는 '잠삼'이라는 이백의 친구 입니다. 여기서 '부자'는 존칭입니다. (강부자는 이름입니다^^;;)  단구생은 원단구라는 사람으로 역시 이백과 절친한 친구인데 여기서 '생'은 평칭입니다. 잠삼에게는 존칭을 쓰고 단구에게는 반말을 하는 걸 보니 잠삼이 이백보다 나이가 많았나 봅니다. 옛날에는 나이 상관없이 벗하는 것이 흔했다고 하죠. 아마도 이날 이백은 절친한 친구인 잠삼과 원단구를 만나 한 삼백잔 드시고 시를 쓰셨나 봅니다^^ 이백하고 술 먹는 친구들도 불쌍합니다. 도무지 술자리가 않끝나는데다가 술 피한다고 면박까지 주니까요^^



술을 마시며 달을 대하는 이백입니다. 풍류남의 기백이 엿보입니다. 나뭇잎을 깔아 놓고 술을 먹는 그의 모습이 신선과 같이 보입니다.

진사왕은 조조의 아들이며 조비의 동생입니다. 시호가 사 였기 때문에 진사왕이라 칭했습니다. 평락은 낙양성에 있는 평락관이라는 오늘날로 치면 VIP전용 요정입니다.

오화마는 털 무늬가 다섯 빛깔이 난다는 명마입니다. 색깔이 세 가지이면 삼화마라 하여 한 단계 아래로 보았습니다. 부귀영화의 상징이죠.

천금구는 천금의 가치가 있는 가죽옷입니다. 이백은 내 말과 옷 가져가서 술과 바꿔오라고 술집 아이에게 소리치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하면 꼬X이지만 그가 하니 왠지 운치있군요.






술동이를 안고 주무시는 이백 형님입니다. 이 형님 이상태로 황제가 와도 안 일어났다고 합니다.ㅡㅡ;;




그에 관한 그림은 홀로 달에게 건배를 청하는 모습이 유독 많이 있습니다. 그의 시 "月下獨酌-월하독작 : 달빛 아래 홀로 술을 따르다"에서 느껴지는 심상을 묘사한 것 같습니다. 그는 유독 달밤에 홀로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했지요. 배짱있는 형님 답게 홀로 술을 마실때도 세명이 마신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달이고, 또하나는 이백이고, 마지막 하나는 술 별로 못마시는 이백의 그림자(그림자는 원래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라고 이백은 말합니다) 이죠^^





가끔 이백이 요즘 같은 세상에 태어났다면 어땠을 까 싶습니다. 입시공부에 대학 가서는 취직 공부, 취직해서는 상사들 눈치에...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되어버렸을 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알콜중독자 취급을 받았거나요. 그러고 보면 우리 주변에 술꾼 친구들 중에 술취한 신선 이태백이 있을 수도 있겠군요. 어쨌거나 우리는 어떻게 보면 참 재미도, 낭만도 없는 세상을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이백의 시는 술취해 쓴 것들이라고 추정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취해서 더러운 세상 욕하듯이 그도 술에 취해 서자로 태어난 자신의 신세와, 그래서 과거를 보지 못하는 처지. 실력이 있어 불려 가도 패거리 정치에 끼지 못하고 유배당하는 바람 먼지 같은 인생을 욕했던 것이죠. 물론 '장진주'는 친구들과 한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쓴거니 이런 비판의식은 많이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풍진세상에 대한 미련이 없다는 것은 잘 보여주고 있죠.



어쨌건 음주운전은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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